대관령숲길안내센터

아름다운 구름코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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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3-10-17 12:52:17
가을에는 시 한편... 나무 숲 아래에서 읽어도 좋지....
글쓴이 | 대관령숲길


꽃이 없을 때 나무의 이름을 알 수가 없다면

나무를 보지 못한 거다


늘 꽃일 수는 없으니까

열매도 보고 수피도 찬찬히 뜯어보는 거지

같은 초록도 색조가 바뀌어가는 걸

따라가보는 거지


꽃말을 지워보렴 차라리

라일락의 우정과 코스모스의 순정과

영산홍의 첫사랑을 놓아주니

뜻밖에, 홀가분해 진 건 나


이름에 가러져 있던 이목구비가 찬찬히 눈에 들어온다

찾지 못한 꽃이 잎과 잎 사이의 하늘처럼 하늘거린다


저 무수한 틈새가 마지막 잎새가 아니겠는지,

저 의미심장을 심장 두근거리는 소리로

머리카락을 내민 ㅐ 숨는 숨바꼭질이 있다


숨은꽃 / 손택수